요즘 즐겨하는 칼리스데닉스 (Calisthenics) 소개
칼리스데닉스는 본인 체중의 부하를 극대화하고 이를 이용해서 근력을 키우는 운동입니다. 기본적으로 팔굽혀펴기나 스쿼트 처럼 체중일부를 들어올리는 운동으로 시작해서, 철봉이나 링에 매달려서 체중전체를 들어올릴 수도 있습니다. 더 강한 운동강도가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무게를 달고 매달리수도 있고요, 극단적으로는 휴먼플래그나 플란체처럼 요상한 자세로 중심점을 흐트려놓은 상태에서 몸을 들어올리거나 버티면서 근육과 코어를 단련합니다.
제가 거주중인 독일에서 칼리는 매우 대중적인 운동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서구권 나라에서 비슷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느 동네에든 철봉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어 주말에 나가보면 사람들끼리 어울려 훈련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헬스장에도 대부분 칼리 훈련을 위한 철봉이 세팅되어 있고, 저렴하게 칼리를 배울 수 있는 클래스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헬스장에도 정기적으로 칼리 강좌가 열리며 회당 5유로의 저렴한 비용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칼리스데닉스라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운동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보통 한국에서는 맨몸운동으로 퉁쳐서 이야기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칼리스데닉스라는 단어가 더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칼리는 분명히 맨몸운동과 구분되는 지점이 있고 이 곳에서도 칼리를 맨몸운동과 명확히 구분해서 사용한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맨몸운동은 사실 매우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모든 운동들, 즉 바디웨이트나 칼리 뿐 아니라 체조나 요가, 댄스류의 스포츠까지 모두 맨몸운동의 범주에 포함할 수 있으니까요. 정확히 말하자면 바디웨이트와 칼리 그리고 체조를 비교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이 세가지 운동을 더 동적으로 구성하여 화려한 기교를 보여주는 Street Workout (길거리운동) 같은 스포츠도 있지만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사실 칼리스데닉스를 바디웨이트나 체조와 구분짓는 뚜렷한 기준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바디웨이트와 칼리를 비교하자면, 칼리는 바디웨이트를 포함하는 운동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칼리 훈련을 하다보면 더 높은 부하를 위해 중량벨트나 조끼, 바벨과 케틀벨 등 웨이트 트레이닝을 위한 도구를 적극적으로 사용합니다.
칼리와 체조의 구분은 더 모호하지만 운동의 목표나 방향성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체조는 더 어려운 기술을 정교하고 정확하게 성공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운동을 훈련으로 수행하는 반면, 칼리에서는 어떤 운동을 더 잘하기 위한 목표로 그 운동을 훈련으로 수행합니다. 다시 말해 칼리는 턱걸이를 더 많이 하기 위해 턱걸이를 계속 훈련하지만, 체조에서는 어떤 훈련으로 턱걸이를 할지언정 그 갯수를 높이는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 둘을 구분하는게 그렇게 중요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칼리가 뭔지 몰랐던 몇 개월 전에는 플란체나 머슬업을 위한 운동을 배우고 싶어서 체조 클래스를 찾아다닌 적이 있었으니까요.
처음 칼리 클래스에 나간지 3개월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 기간동안 맨몸 턱걸이는 0개에서 7~8개로, 링딥스는 0개에서 10개 이상, 밴드 어시스트로 머슬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술을 차례차례 성공시키고 갯수를 높여가는 재미가 솔솔하고, 기록갱신을 위해 체중을 낮추고 유지하도록 다이어트에 대한 동기부여도 되어서 저로서는 너무 재밌는 운동입니다. (다만 다이어트나 몸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는 헬스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이 효율이 좋다는 생각은 듭니다)
칼리가 재미도 있고, 도구나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아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혼자서 시작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운동이라는 생각입니다. 사실 턱걸이를 못하는 사람이 턱걸이 한 개를 성공시키기 위한 훈련과정도 몹시 어렵고 보통은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턱걸이도 어려운데 머슬업은 어떨까요? 처음 링 딥스를 시도했을때 링 위에서 단 1초도 버티지 못했는데, 혼자서 운동했다면 어떻게 훈련해야 하는지 모르니 쉽게 포기했을 것 같습니다. 턱걸이나 링딥스 연습이 왜 어렵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턱걸이를 플란체나 휴먼플래그로 바꿔보면 어떤가요?
한국에도 최근 칼리스데닉스 (보통 맨몸운동이라 칭하지만 저는 칼리라고 생각함) 전용 체육관이 생기고 대회도 개최되는 등 저변이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칼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헬스장에서 혼자 웨이트 하는게 지루한 분들은 꼭 한번 배워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