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라 - 이강룡
운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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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리그 오프닝송은 축구팬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2009년 일본 오사카 어느 호텔방에서 보았던 바르사 vs. 맨유 결승전이 기억난다. 간절히 바라던 박지성의 출전이 무산됐던 경기 … 메시가 골도 넣었고 바르사가 우승했다.
내가 소장했던 축구선수 유니폼이 두 벌 있다. 아내의 오빠에게서 선물받은 아스널의 앙리 유니폼(다른 아스널팬에게 다시 선물함), 그리고 바르셀로나 홈구장 깜누까지 가서 사온 바르사의 푸욜 유니폼. 120유로(13-4만원) 정도에 샀던 것 같다. 메시가 아닌 푸욜 넘버를 새겨달라고 하는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던 직원 표정이 기억난다. 나 역시 가슴으로는 메시를 간절히 원했지만, 글쓰기와 인생에서는 공격보다 수비가 더 중요하다는 냉철한 이성의 목소리를 들으며 중앙수비수 유니폼을 선택했다. 메시를 사야 했다.
하소연하며 한숨을 지으며
세상을 괴로워 하는 사람들이여!
말을 나쁘지 않도록 좋게 꾸밈은
달라진 이 세상의 버릇이라고, 오오 그대들!
맘에 있는 말이라고 다 할까보냐.
두세 번(番) 생각하라, 위선(爲先) 그것이
저부터 밑지고 들어가는 장사일진댄.
사는 법(法)이 근심은 못 같은다고,
남의 설움을 남은 몰라라.
말 마라, 세상, 세상 사람은
세상에 좋은 이름 좋은 말로써
한 사람을 속옷마저 벗긴 뒤에는
그를 네길거리에 세워 놓아라, 장승도 마찬가지.
이 무슨 일이냐, 그날로부터,
세상 사람들은 제각금 제 비위(脾胃)의 헐한 값으로
그의 몸값을 매마쟈고 덤벼들어라.
오오 그러면, 그대들은 이후에라도
하늘을 우러르라, 그저 혼자, 섧거나 괴롭거나.